민지는 못말려!!!!1

흔히 고집이 센사람을 황소고집이라고 하는데, 민지는 황소를 족히 몇마리쯤은 때려잡을수 있을것같다.
자기가 싫은것은 하늘이 두쪽이아니라 네쪽이나도 절대 하지않는다.
한번씩 세게 고집을 피울때는 공산당이와도 못당할것같다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고개를 세차게 흔들던지, 싫어싫어를 연발하며 눈물을 흘리던지 둘중의 하나이다.
자기가 대답이 하기가 싫으면 목이 쉬도록 옆에서 불러도 마치 아무소리도 안들리는것처럼 못들은체 한다.(특히 언니들에게 그러는편이다)
자기가 좋으면 아무리 손을 놓으라고해도 뱅글뱅글 수십번을 따라돌면서도 그손을 놓치않는다.평소엔 생긋생긋 지나칠만큼 많이 웃는편인데, 가끔 한번씩 이럴때는 언니들과 사이가 멀어질까봐 걱정이 된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자주 놀아주는 나보다는 무뚝뚝한 이모부에게 더 안기려고하고 자꾸 품으로 파고든다.
이번명절에는 처음보는 작은 이모는 제쳐놓고, 제부무릎에 달랑 올라가서 기대고 내려오려고 하지 않았다.
또 자주보는 외할머니보다도 외할아버지품에서 떠나려고하지않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애교가 엄청 많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번 명절에 낯선남자친척들에게 지나치게 안기려고하는걸보니,
아빠가 너무그리워서 인것같기도하고,사랑과 관심을 끌기위해서 너무 집착하는것같기도해서 다소 걱정스럽기 까지하다.

아마도 위탁되어 오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알게모르게 다 상처를 받았을것이다.
너무 큰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우리집에 있는동안 그상처들이 어느정도는 치유가 되어서 돌아간다면 그보다 더 보람된일은 없을 것이다.
더불어 나도 너무 지나치게 위탁아동의 행동에 관심을 갖고 반응하는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봐야겠다.

아랫글을 보니 김명희 국장님이 우리부부를 드문 사람이라고 해놓았던데 전혀 그렇치않다.
사람이 다 거기서 거기가 아닌가!
너무 어질러진집을 볼때에는 치우기도전에 지친다.
너무 시끄럽게 뛰어다닐때는 짜쯩도 나고, 귀신보다 무서운 아랫층 아줌마가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허나 밤에 나란히 세 명이 수다떨면서 깔깔거리는 소리를 들을때나,같이 목욕을 할때
시키지도 않았는데 도이가 민지 머리를 감겨주고있는것을 보면 "그래 이 맛이야." 하는 광고문구가 절로 떠오른다.
아마도 위탁을 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다 나랑 비슷할것이다.
이제 예지가 개학하면 조금더 자주 들어와서 그들의 글도 읽어보며 많은 도움을 얻고싶다.

그럼 끝으로 김명희 국장님 텔레비젼 출연을 축하드리며 아무쪼록 실물보다 화면빨이 낫기를 바랄게요.

이    름 :	민지이모
날    짜 :	2005-02-11(16:06)
방    문 :	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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