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변신은 무죄!!!!

민지.... 그녀가 변했다.
문득 로션하나 바꿨을 뿐인데라는 광고문구가 떠오른다.

운동본부를 갔다온후 금요일밤,
집에다가 마구 물총을 쏘며 재미있게놀길래 내일주겠다고 정수기 위에 올려놓았더니,
막무가내로 고집을 부리며 떼를쓰고 울며불며 내놓으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래서 민지짐을 다 싸서 국장님에게 전화거는 시늉을하자,
민지가 새파랗게 질리며 다시는 안그런다고 용서해달라고 몇번이나 말했다.
저번에 국장님이 말안듣고 힘들게하면 본부로 데리고 온다고 했던말을 민지는 잊지않았던것이다.

민지가 제입으로 먼저 잘못했다고 말한것을 들어본적이 없던터라,
내심 놀랐지만 그래도 계속 전화기에대고 어서와서 데려가세요 했다.
민지는 아무데도 안갈거야 여기 살거야 하며 계속 울길래,
약속할수있냐고했더니 그렇다며 또 용서해달라고했다.

참으로 뜻밖이었지만 속는셈치고 믿어보기로했다.
그런데 민지는 놀랍게도 겨우 며칠밖에 안됬지만 참 잘해오고있다.
떼쓰다가도 그만해야지 하고 몇번 타이르고 안아주면 예전보다 열배는 빨리 그친다.
소리지르다가도 민지 소리 또 너무크네 하면 금방 소리를 줄이려고 애쓴다.
아직은 많이 만족스럽지는 않치만 더 중요한것은 아이가 스스로 노력하는것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난 왜이렇게 바보였을까?
난 아이에게 크게 혼을 낸적도 없이 아이가 달라지기만을 기다렸다.
겨우 여섯살짜리 아이에게 하지말아야하는 이유에대해 논리적으로 설명만 열심히 했다.
내아이라면 때론 매를 들수도있고 무섭게 나무라기도 했어야할 상황에서도,
내아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휘둘리고만있었다. 이또한 깊이들어가면 직무유기이고 차별이다.

이번일로 민지가 우리집을 진짜로 좋아한다는것을 알게되었다.
화날때마다 " 아빠한테 보내줘, 선생님불러!" 소리를 하도 많이 하길래,
우리집을 싫어하는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참 신기하게도 민지가 착하게 행동하니까 민지가 마구 좋아지면서
예전과는다른 맘으로 민지를 대하게된다
그래서 그 역작용으로 민지도 나를 더 따르고 말을 더 잘듣는것 같다.
이제는 가리마하나도 정성스럽게 타게되고 숟가락에 생선한조각도 더 올려놓게된다.

행여나 민지가 예전모습으로 되돌아갈까봐,
오늘 어린이집에가서 민지가 얼마나 예쁜아이가 되었는지 민지앞에서 큰소리로 한참동안 얘기드리고, 옆집정민이 엄마에게도 열심히 칭찬했다.
민지는 그옆에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아주 으쓱해했다.

예전에는 언니들과 민지가 함께 놀고있으면
" 민지야! 언니말 잘들어~ 사이좋게 놀아야돼"했는데,
오늘은
" 얘들아! 민지울리지말고 잘해주고 놀아야돼"했다.

겨우 며칠가지고 너무 기대가 큰것이 아닌가 하겠지만,
이제 자신이 생긴다. 민지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그동안 내자신이 민지에게 잘못한것이 무엇이었는지도 알게되었다.

항상 그놈의 공평하게가 문제였다.
몇개의 밥그릇에 밥알수 똑같이 나누어 퍼담는것에만 신경을 썻던것이다.
이젠 너무그런것에 신경쓰지않으련다.
여섯살에게 어울리는 옷이있고,
여덟살에게 맞는 옷이있는법이다.

민지야!
어제 도이친구가 날 장난으로 때리니까 네가 무섭게 쫓아와서 그언니를 나에게서 떼어놓아주었을때 내가슴이 얼마나 뭉클했는줄아니?
내가 너를 생각하는것보다 네가 나를 더 많이 생각해주는것같아서 미안하기까지 했어.
우리 더 많이 욕심내지말고 지금 이만큼의 모습으로만 살아가도록 노력하자.

이    름 :	민지이모
날    짜 :	2005-03-14(19:26)
방    문 :	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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