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야 ! 정말 미안하다 ...

민지에게
민지야!
너랑 마지막으로 헤어질때가 생각나는구나
시아버님이 위독하시다해서 너의 짐을 대충정리해서 친정엄마집에 너를 맡기고 나오는데 니가 나를 보던 눈길이 생생하게 기억나는구나.

아빠집에 돌아가서 즐거움반
나랑 언니들과 헤어져서 슬픔반인 니모습은 오래도록 내게 남을것같다.
일요일이되면 꼭 놀러온다고 했었는데...
이루어지기 힘든약속인것을 알면서도
난 너에게 "응 꼭 와 ."하고 대답할수밖에 없었단다.

그 당시는 경황이 없어서 너와의 헤어짐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별로 없었는데
생각보다 시아버님이 잘 견뎌주셔서 지금은 상황이 한결 나아지고 나니 네 생각이 많이 난다.

너랑 살때 때론 너무 힘이 들어서 네가 가고나면 하나도 보고싶지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그놈의 정이 고무줄보다 질긴지 아직도 잠자리에서 네이야기를할때가 많단다

참 이상하지?
분명히 그때는 너무 힘들어서 울었던기억들이었는데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할수있다는게 참 아이러니해.

민지야!
여길 들어와보니 왜이렇게 네가 보고싶니?
아빠집에서 잘지낸다니 너무 기쁘면서도
우리집에 있을때 숙모랑 함께 한시간들을 다 잊으면 어쩌나 싶기도하단다.

민지야!
네가 있을때 제대로 못챙겨주어서 정말 미안하다.
그때는 내가 너에게 잘해준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 되돌아보니 잘한것보다 못한것이 열배는 더 많은것같구나.
이제는 아빠말도 잘듣고 욕도 하지않을거라고 믿는다.

너도 좋은가정에 컸으면 절대로 그런 모습으로 성장하지않고 어디가도 예쁨받을 행동을 했을거란것을 알면서도
너의 심한행동을 수용하기가 너무 힘이 들었단다.

민지야!
고백할게있단다.
나를 용서해줄수있겠니?
시아버지가 천만다행으로 고비를 넘겼다는것을 알면서도 난 널 데리러가지 않았단다.
.

난 민지도 소중하지만
내딸, 또 다른위탁아이가 있는 이가정을 잘 가꾸기위해서 어쩔수없이 널 포기했단다.

그날 기억나니?
네가 머릴 묶어달라고 해서 조금만 기다리라고 몇번말했던날,
넌 그게 못마땅했나 보더구나
"숙모 내가 이름 하나 새로 지어줄게."
"뭔데?
"개! 내말 안듣는것들은 전부 개야."
여섯살짜리 아이의 입에서 나온 읊조리둣이 한 이말은 그전의 어떤 과격한행동보다 나를 충격에 빠뜨리고 난 그순간 내딸과 다른 위탁아이를 위해서 너와의 생활을 접기로 했단다.

도무지 자신이 없더구나.
그래서 본부에 전화를해서 내 맘을 전하고 결과를 기다리기로햇는데
갑자기 다음날 시아버님의 위독소식을 접하고나니 갑자기 앞당겨지게 되어 너를 너무나 급하게 보내게 되었구나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작별도 못하고 어설프게 너를 보낸것같아서 그것도 맘에 걸린다



그리고 민지아빠
정말 죄송합니다.
오랫동안 돌보지못하고 이렇게 빨리 위탁을 종결해서 많이 속상하셨을 거에요.

그리고 민지가 올때 가져온옷들을 제가 일방적으로 정리해서 죄송합니다
민지가 올때 가져온옷들을 입혀보니
사이즈가 작은옷들이 의외로많아서 따로 보따리에 싸두었는데 보내려고하다가 그냥 민지동생도 없고 옷도 많이 낡은듯해서 누구 물려주시지도 않을듯해서 버렸읍니다. 그런대로 입을만한것은 다 싸서 보냈답니다
내복은 너무 작고 낡아서 버렷구요.
도로 짐이 줄었다고 느끼신것은
민지아빠가 짐들을 너무나 작은 종이가방에 다 나누어 담은것을 한데 합쳐서 그렇게 느끼시는걸거에요

참 그러고 보니 민지신발도 작은것은 제가 다 버렸네요 못신는신발인데 싶어서 물어보지도 않고 버렸는데
괜히 그런것같네요
아무튼 모든게 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하시는 치킨집 제발 잘 되길 빌게요
민지아빠만 어려운것아니니 기운내시고
건강하시길 빌게요

이    름 :	민지이모
날    짜 :	2005-04-15(09:59)
방    문 :	4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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