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지난번에 잃어버린 부츠 한 짝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아니?
엄마가 옷장 서랍을 열었는데 옷밑에 숨겨져 있더구나.
아가야, 네가 거기다 넣어놨지?
그러고는 잊어버린거니?ㅎㅎ
엄마가 소포로 네게 보내줄테니 이번엔 숨겨놓지말아라~
네가 그 신발
'우리 엄마가 사준거야, 우리 엄마가 사준거야'
자랑했었잖니...
아가야.
네가 떠난 빈자리에 엄만 매일 눈물로 꽃씨를 뿌린단다.
누나들도 울고 엄마도 울고...
네가 보고싶고 그리운 건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아픔이란다.
우리 아가,
네가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순 없겠지만...
아가야,
블록놀이도 보내줄까?
오래되어서 양이 적지만,
블럭을 보면 네가 만들었던 갖가지 작품(?)들이 여기저기 날아다니고
달리고 뛰어다니고...온세상이 너의 모습이구나...
아가야.
엄만 지금 한줄 쓰고 꺼이꺼이 울다가
또 한 줄 쓰고 꺼이꺼이 울다가...
누나들은 옆에서 울다가 엄마한테 쫓겨났고
아빤 다른방에서 눈시울이 붉어져있구나...
아가야.
여기저기 네가 흘려놓은 자국들이
남겨놓은 흔적들이...
그러것들은 다 치우면되지만
내 가슴에 아로세겨진 너의 목소리와 모습들은 어떻게 하면 좋겠니?
하루에도 몇번씩 멍하게 앉아있는 엄만 네가 그립구나.
냉장고에 네가 붙여놓은 너와 엄마의 사진.
떼어내어야 하니?
네가 놀다가 여기저기 세워놨던 다 녹슨 씽씽이도
한쪽 구석으로 치워야하니?
아가야.
네가 좋아하는 마이쮸,
엄마가 안사줘서 미안하구나.
사탕도 안사줬고
껌도 안사줬지...
너는 가끔 화가나면 엄마에게 말했어
'마이쮸 안사줘! 껌 안사줘! 사탕 안사줘~'
아침마다 엄마랑 아빠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서 양쪽에 뽀뽀해주던 느낌은 어떻게할까?
아가야.
사랑하는 아가야...
소리내어 울어봐도 너를 보내야만했구나.
..............
엄마 울음 그치고
네가 그곳에서 적응이되고
꽃이피고 새가 노래하면 우리 윤이 보러 갈께.
그땐 엄마가 윤이 사달라는거 다 사주고
보고싶은 거 다 보여주고
놀자는거 다 놀아줄께...
아가야.
아마도 엄만 더 많이 울고 더 많이 아파야할 것 같구나.
우리윤이는 씩씩하게 잘 지내는데 엄만 바보다. 그치?
아가야...
사랑하는 도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