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혜가 지난 월요일에 엄마를 만나고 왔습니다.
엄마를 만나다는 말에 신나서 친구들에게 자랑도 하고
그날 아침 기분이 한껏 들떠서 학교를 갔습니다.

사무국에서 큰엄마랑 이모는 1시가 넘어가자 이제나 저제나
다혜가 올까 시계를 쳐다보면서 기다리는데 와야하는 다혜가 오지 않는겁니다.
'무슨 일이 생겼나? 어디 놀러갔나?' 학교에서는 벌써 와야하는 시간인데
큰엄마가 학교에 전화해보니 벌써 친구들하고 집으로 갔다고 하네요. 
혹시나 매일 학교 마치고 가던 방과후 교실에 갔나 싶어 연락해보니 거기도 없고...
큰엄마는 학교앞으로 찾으러 가야하나 걱정하고 있는데
다혜가 학교앞이라며 전화를 했네요.
학교끝나고 출발한지 한시간이 다되어가는데 다혜는 무엇을 했을까요?
어른들 걱정하는 맘도 모르고...
뭐 했는지 물어봐도 한사코 아무것도 안하고 곧장 왔다는 다혜!! 미스테리입니다. 
조금만 더 늦었다면 엄마 만나러 못 갈뻔했어요.

세수도 뽀독뽀독하고 예쁘게 단장을 하고 드디어 엄마를 만났습니다.
엄마는 병원앞까지 다혜를 마중나와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 멀리서 엄마와 딸은 서로를 보면서 손을 흔들며 반가워했습니다. 
엄마가 밖에 나와있는 것을 보고 엄마가 많이 건강해진 것 같다며 좋아했어요.

엄마는 처음으로 딸에게 용돈을 주고, 시원한 팥빙수와 돈까스를 사줬습니다.
다혜는 엄마가 사주는 음식을 배가 부르도록 맛있게 먹었고,
엄마는 딸에게 무엇인가 해주고 싶었던 마음을 이렇게나마 해줄 수 있어서 행복해했습니다. 

엄마는 다혜에게 엄마가 어렸을 때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엄마도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웠고, 어른이 될때까지 엄마에겐 피아노가 전부였다고...
5년 동안 피아노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쳤고,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했었다고...
다혜가 엄마를 닮았으면 피아노를 잘 칠텐데 하면서 다혜에게도 열심히 피아노 연습을 해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엄마는 다혜가 클수록 나와 더 많이 닮아간다며,
엄마도 어렸을 때는 음식을 골고루 안먹어서 깡 말랐었는데 어른이 되면서 살이 찌기 시작했다면서
다혜는 지금부터라도 골고루 많이 먹으라고 당부했습니다. 
다음에 만날 때까지 살을 좀 찌기로 약속도 했어요.
이제 다혜 음식을 골고루 잘 먹어야할텐데~~~ 

엄마는 다혜가 차분하고 조용한 아이라 생각했는데 이날 다혜의 일상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밝고, 명랑하고 사람들을 잘 사귀지만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파다닥, 파다닥' 돌아다니고
때론 동생과 육탄전(?)을 벌이기도 한다는 이야기에
엄마는 놀라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한 딸의 모습에 웃으셨습니다.
엄마는 다혜가 체격이 작아서 혹시나 친구들에게 밀쳐지지는 않을지 걱정했는데
다혜의 강한 모습에 안심을 했습니다.

짦은 만남을 뒤로 하고
엄마를 병원까지 바래다주러 가는 길!
시장의 작은 가게에 들어 엄마가 다혜에게 머리핀을 선물해줬습니다.
처음으로 엄마에게 받아보는 선물이기에 다혜는 바로 뜯어서 머리에 꽂았어요.
아쉽지만 즐겁게 헤어졌습니다.

다혜는 앞으로 자주 엄마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이번 추석연휴에는 처음으로 외가친척들과 보내고 올 예정입니다.
다혜야! 예쁜 한복입고 잘 다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