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다헤가 처음으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집에 온 이후로 숙제 외에 스스로 공부를 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답니다.
방과후교실에서도 다른 아이들 다 하는 문제집 풀이를 혼자만 안할 정도로 아예 안하려고 한답니다.
스스로 동기가 생겨날 때까지 기다려주자고 선생님들과 맞추고 지켜보고 있는 중이지요.

그런데 어제 저녁 식사를 하면서 혜진이가 아들이 시험공부 안한다고 자살한 엄마 이야기를 하면서 너무 황당하다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냐고 하는 겁니다.
좀 조심스런 부분이긴 하지만 이 일이 어떤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식이 공부 안한다고 모든 엄마들이 다 죽는 건 아니야.
또 그래서도 안되지.
그런데 자식이 공부를 안하려고 할때 엄마는 죽고 싶을만큼 절망스러울 수는 있어.
얼마나 절망스러우면 그런 선택을 했을까?

그러곤 다혜를 슬쩍 보면서
"다혜야! 네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 공부를 안한다면 엄마가 많이 절망스러울지도 몰라.
그리고 다혜에게 억지로라도 공부를 시키지 않는 큰엄마를 많이 원망하기겠지."

저녁상을 물리고 공부라는 걸 한번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다혜에게 말했더니 하겠다는겁니다.
수학 교과서 펼쳐놓고 교과서에 있는 문제들을 그대로 따라 풀어보라고 했더니 한시간이나 저렁게 하고 있습니다.

왼손잡이 다혜의 열공포즈

감탄, 감탄입니다.

혜성이는 한자 급수시험 친다고 공부하고 있구요.

거의 틀리는 것 없이 다 맞답니다.

혜진이는 놀듯이 공부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맨날 잔소리 듣지요.

잘 꾸며진 멀쩡한 지 방 놔두고 맨날 저럽니다. 방에 가면 외롭다나요...